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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2020. 8. 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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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이곳에 살아가는 일들을 끄적일 기회가 오겠지...

불과 몇 달 전 눈앞에 바로 다가온 듯하여 겁이 났으나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정지된 상태.

좀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듯하여 안심이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막연한 미래가 두렵기도 하다.

돈 있으면 한국이 좋다고...

돈 없어도 한국이 좋다고... 

간혹 외국살이 관심이 많은 주변인들은 나의 이야기에 부럽다는 반응을 하지만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이민을 준비하던 시기는 아주 오래전에 지나버린 듯하다.

50으로 치닿는 내 나이가 부담스럽고 외운다고 외웠는데 기억 안 나는 나의 뇌와 삐걱삐걱 소리 나는 나의 관절들...

그리고 어설픈 나의 영어실력이 불안함을 가중시킨다.

20대 때의 외국에 대한 동경을 되살려 보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식당을 가거나 길에서 마주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 미래의 나의 모습을 마주하는 것 같아 가슴 한 구석이 시큰하다. 간혹 작업장에서 서툰 한국말로 인해 주인과 의사소통이 안돼 구박(?) 받는 모습이라도 볼라치면 나의 불안감은 100만 배쯤은 더 가중되는 것 같다.

미국에 사는 동생에게 외국인 노동자의 안타까운 모습을 얘기했더니 동생이 하는 말에 잠깐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한국어는 정확하게 말하는 게 아니고 두리뭉실하게 표현하잖아.'

 

생각해보니 그렇다...

그거 좀 가져와.

저 방 가서 그 상 치우라고. 

그 상에 있는 것 다 가져와.... 

 

외국인의 서툰 한국말보다도 주인장의 서툰 지시가 문제였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어에는 이런 상황들이 부지기수니....

그 주인장이 이런 태도를 고치기도 어려울 테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그 노동자 역시 눈치 빠르게 한국 생활에 적응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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